‘땡땡땡’ 근처 성당의 종소리가 울린다. 내가 유럽에 있다는 걸 자각하게 해주는 한결같은 소리다.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는 소박한 울림이다.🌱
🌳몰타와의 만남
이곳은 지도에서도 쉽게 찾기 힘든 코딱지만한 섬나라, 몰타다. 처음 이곳을 알게된 것은 오래전 회사 선배가 퇴사를 하고 어학연수를 떠났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다.
이름에서 오는 뭔가 환상적인 느낌은 찾아본 사진 몇 장에서도 알 수 있는 신비로운 곳이었다. 트로이, 글래디에이터, 왕좌의 게임 등 중세 배경의 정말 많은 영화 촬영지가 몰타라는 걸 알게되는데…그 영화들은 정말 공짜로 찍었겠다 싶을 정도로 완벽한 중세시대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다.🌿
몇일 전까지만해도, 오스만투르크과 로마 제국의 색채 가득한 이스탄불에 있었는데, 지금 나는 고대에 가까운 중세시대로 시간을 거슬러 온 듯하다. 동화 속 나라, 유럽 속의 유럽, 유럽의 숨은 보석… 맨날 뻔하게 표현했던 유럽 여러 여행지에 비하면 몰타가 콧방귀를 낄것 같다.🌿
🌳지중해 바다위 거대한 성채
성 바울의 정착으로 기독교가 전파되고, 아랍의 지배로 몰타어는 아랍어의 영향을 받게 되며, 성요한 기사단의 200년 간의 통치, 나폴레옹의 지배와 영국의 지배를 연이어 받다 1964년 비교적 매우 현대에 와서야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한다.🌿
쪼꼬마한 나라라서일까, 너무도 기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몰타의 정체성이란 무엇일까….궁금하게 한다. 현지 가이드에게 물었다. 몰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몰타는 몰타’라 한다. 일주일 정도 지내다 보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된다. 성요한 기사단에도 8개 나라 국적의 기사단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니, 그 후대를 이어오는 몰타인들의 조상은 얼마나 글로벌한가…🌿
몰타의 현재 수도 ‘발레타’는 세계 유일하게 수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그리고 옛수도 ‘임디나’는 수도의 자리를 내어주고는 조용한 도시로 불리운다 하는데…. 몰타에 오자마자 이 두 도시에 흠뻑 반해 몇날 몇일을 거리를 마다하고 지겹도록 들렀다.🌿
🌳작지만 위대한 이름, 몰타
몰타는 제주도 1/6, 강화도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진 않지만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가치와 자연 풍광때문에 이를 쫓아다니느라 내게 주어진 일주일이 너무도 부족했다. 매일 밤 다리가 탱탱 붓고, 발바닥이 아릴정도다.
어릴적부터 들어오던 에머랄드 빛의 블루라군에서 미친듯이 수영을 하고, 성바울의 유적에서 홀리한 기분을 만끽했으며, 이탈리아 문제아 카라바조의 명화와 흔적을 놀랍게도 이곳에서 직접 마주했다. 밤마다 축제고 불꽃놀이다. 라임스톤의 골목골목은 너무도 어여뻐서 수천장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매일 매일 배터리와 전쟁을 치뤄야했다. 바다위 거대한 성채답게 몰타는 그렇게 빛이 나고 또 빛났다.🌿
🌳몰타, 다시 또 만나!
마지막인 오늘 만난 ‘쓰리시티즈‘는 당최 내 발걸음을 놓아주질 않는다. 미련을 떼어내고 ’슬리마‘로 돌아오는 페리를 타며 나직히 다짐을 하나 해본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반드시 꼭 다시 오겠노라고. 그땐 진짜 여행자로 그리고 온전히 내 몸을 맡겨 몰타를 즐기겠노라고…. 몰타의 마지막 밤이 아쉬워 아무생각없이 걷고 또 걸어본다.🌿
📮유럽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돌아가면 이 몰타의 화보같은 사진과 깨알같은 여행스토리는 인스타를 통해 이어갈 예정이다. 나는 몰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또 하나의 도전지, ‘시칠리아’로 떠날 채비를 한다. 또 어떤 모험이 시작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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