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이상, 매일 걸어야 하는 순례길은 녹록치 않습니다. 맨몸도 힘들판에, 갖은 짐을 지고 다니니 무게가 만만찮습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상태에서, 8~10kg 짐은 상당한 부담입니다. 짐싸다 보니 깨닫는 점이 많습니다.
1. Exponential heaviness
무게가 불어나기 시작하면 계속 더 무거워진다
항공기 설계할 때 기본원칙이었는데 까먹고 있었습니다. 기체 무게가 늘면 엔진을 키워야 하고 연료를 더 싣고 연료통도 커지고 다시 이를 지탱할만큼 기체 무게가 늘지요. 즉, 무게가 상호 상승 작용을 합니다. 이게 짐 꾸리기에도 해당되지요.
유튜버 중 3.5kg 배낭으로 순례를 완주한 사람이 있어 보다가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거다.
2. Slash options: Be humble and smart
선택을 최소화하라: 겸손하고 현명하게
예컨대 이래요.
- 가방을 소형 경량 백팩을 쓰면 공간이 좁아 어차피 짐을 줄여야 함
- 옷, 수건 등 단 한장으로 매일 빨아서 씀
- 판초 생략하고 방수 자켓으로 갈음
- 트레킹화 대신 샌들 신어, 양말과 물집 관련 물품 모두를 삭제
즉, 선택지를 줄이고, 잘 마르는 기능성 제품을 사용하면 부가적 무게까지 줄이게 되니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3. Not to bring list
필요 없는 물건 리스트
그리고 나머지는 욕심과의 싸움입니다. 며칠 걷다 보면 힘들어 종이 한장도 버리고 싶은게 순례자 마음이란 말이 있죠.
소설 '와일드'보면, 조금이라도 필요 없는 건 가차 없이 버립니다. 심지어 책은 읽은 부분마다 매일 저녁 찢어내 불을 때죠.
저도 제 정체성에 가깝게 제가 애호하는 짐들을 빼기로 합니다.
전자책, 시집, 만년필, 블루투스 스피커, 거치대, 보조제 등
심지어 애플워치까지 빼려고 했지만, 이건 크게 득 되지 않고 활동량 및 수면체크를 위해 유지
4. 감량
마지막, 자체 중량도 중요하죠. 힘들게 물품 1kg 줄이고 제 몸무게가 1kg 늘어버린다면 도루묵입니다. 5월은 중순부터 금주 및 섭식 조절, 운동으로 체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가방 2kg포함 총 5kg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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