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했다. 원래 입학했던 학과는 정보통신공학과 였는데 학과를 잘못 골라서 갔다. 취업율이 좋고 전망 있는 학과라 갔는데 수포자가 가면 안되는 학과였다.

제일 잘했던건 학과 공부가 아니었다.

그래서 군대를 제대하고 정신을 차려 전과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학연수를 호주로 다녀왔는데 한국이 어떤나라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던중 홍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우리학교 중에 신문방송학과를 찾아 냈다.

하지만 전과는 실패하고 말았다. 티오가 없었기 때문에 전과를 할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정규과정중에 미적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컴퓨터공학으로 전과를 하고 신문방송학과의 수업을 채워서 복수전공으로 이수했다.

신문방송학과의 수업중에 가장 재밌고 흥미가 많았던 것은 광고와 PR이었다. 찰나의 임팩트를 만들어 사람들을 설득하는 광고와 가랑비에 옷젓듯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치는 PR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가랑비에 옷이 젓듯이 은은하게

졸업을 하면서 가장 취업하고 싶었던 회사들은 기업의 홍보팀이나 PR 대행사들이었다. 대행사를 다니던 많은 강사들로 부터 수업을 듣거나 대중매체에서 다뤄지던 광고대행사들의 모습을 보며 환상이 심어졌다.

딱히 선배가 많지 않았던 신생학과 였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면서 PR아카데미의 수업을 들으면서 PR대행사의 취업을 동경하게 되었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PR대행사의 취업을 포기 하고 마케팅 회사의 원서를 내 취업에 성공했다.

PR회사와의 인연은 끝인가 보다하고 한달 남짓 일을 하고 있는데 PR아카데미에서 나의 마지막 PT를 본 M팀장님이 아르바이트라도 경험해 볼 생각이 없을지 제안을 주셨다. 나는 PR회사를 못다녀본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르바이트 였지만 정사원 마인드로 열심히 일했다. 팀장님이 주신 기회를 잡아 클라이언트의 본부장님 앞에서도 PT를 할정도로 자신감 넘쳤고 프로젝트를 잘 진행했다. 2개월이 되지 않아 정식 면접을 통해 입사기회를 얻었고 PR대행사에 정식으로 입성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는 야근도 많고 일이 고된것으로 정평난 대행사의 삶이 었지만 일은 다양했고 사회생활도 처음인 나에게는 뭐든 재미있었다. 처음에 한명의 선배 그리고 팀장님 까지 3명의 팀은 계속 성장했고 팀장님은 능력을 인정받아 30명정도를 이끄는 본부장이 될 때 까지 채 3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 때의 팀장님이 나를 불러주시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PR이라는 일을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내가 PR 좋아하고 흥미로운 분야에 대한 탐구심을 갖게된 계기는 그 회사에 입사하고 부터이다. 나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해주신 팀장님께는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지금 팀장님은 유명한 PR 펌의 대표님이 되셨다.

나의 이런 입사 이야기는 영광스럽게도 중앙일보의 '나의 입사 성공기'에서 실렸고 많은 친지들과 친구로 부터 안부전화를 받게 되었다. 처음 느껴보는 PR의 짜릿함 이었다.

지면은 아직도 스캔해서 보관중이다.

이렇게 나의 첫회사는 월급만을 받는 직장에서 머문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정말 좋아하는지 업으로서 찾게 해준 곳이다. 그 이후로도 나는 두번의 PR회사의 거치며 온라인 미디어나 콘텐츠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키울수 있었고 창업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

첫 회사에서 만났던 동료와 선배분들은 회사의 대표가 되거나 다들 중요한 직책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일에 대해서 열정적인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배운 경험은 창업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모든 분들과 친하게 지낼순 없었지만 지금도 그때의 동료들을 잊을 수 없고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