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실리의 제2의 도시이자 동부쪽에 베이스로 잡은 카타니아로 넘어갔다. 아… 이 도시 감성터진다. 처음엔 할렘가처럼 어둡고 무서워서 잘못 왔나싶었다. 역시 마피아의 고장 시실리가 맞구나 실감할 정도🌿
카타니아는 17세기 후반에 두번의 재앙을 겪게 되는데 하나는 시칠리아 남동부 8개 도시에서 일어난 엄청난 대지진이었고 또하나는 화산폭발이다. 카타니아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에트나산은 지금도 멀리서 봐도 연기가 보일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이다. 그래서일까 도시를 이루는 건물들이 온통 잿빛느낌이다. 카타니아의 집들은 현무암과 석회암으로 지은 경우가 많아 마치 불에 그을린 듯한 회색집이 많이 보인다. 그것도 모르고 최근에 큰 화재가 있었나 싶었다. 알고보니 이 독특한 색감은 이곳을 상징하는 것이라 한다.🌿
카타니아 구시가지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카타니아는 볼것이 별로 없다고 보통 스킵하거나 경유지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나 역시 그랬다. 헌데, 이상한 매력이 있다. 묘하다. 그간 다른 유럽에서 느끼지 못한 뭔가 묵직한 힘이있다🌿
특히 이곳에서 만난 동갑내기 시칠리언 친구 덕에 카타니아가 더욱 궁금해졌다. 마피아 이야기서 부터 이탈리아 대륙 사람들과의 차이까지…뭣보다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동갑내기도 이렇게 다른 환경에서 어찌 나랑 이리도 똑같은 인생관을 가졌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과감함이 필요했다. 타이트하게 잡아놓은 사전계획대로 ‘시라쿠사’로 넘어갈 것인가…. 결국엔 카타니아를 선택했다. 옳은 선택이었다.🌿
뭔가 엄청나게 화려하거나 아름다운 느낌의 도시는 아니다. 처음엔 차도녀처럼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을 함께 하면 할수록 찐하게 베어나오는 뭔가 모를 익숙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라구사, 모디카, 노토 - 바로크 양식의 정수
시칠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난 단연코 이 트라이앵글 세도시를 꼽고 싶다. 이 세지역은 대중교통으로 갈 수는 있지만, 일정 짜기가 쉽지 않아 효율적인 여정을 위해 현지 가이드를 활용했다. 참 쉽지 않은 조합이긴한데 독일, 루마니아, 아르헨티나에서 온 부부들과 함께 온 종일 도시를 탐방하며 아주 색다른 경험을 한다🌿
이 세 소도시들도 도시가 완전히 소멸될 정도의 대지진을 겪고 난후 모두 새롭게 재건 되는데, 당시 유행했던 바로크 양식으로 도시가 다시 만들어진다. 정말 아름답고도 화려한 바로크 양식덕에 이 세도시는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세계가 인정한 바로크의 정수를 볼 수 있다🌿
라구사와 모디카는 예전 이탈리아의 마테라와 비슷한 풍경,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무드. 시칠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여정에 끼워넣은 여행지다🌿
💌코로나가 여행을 정말 많이 바꿔놓았다는 걸 실감한다. 시골같은 소도시에도 디지털화되서 효율적인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고 꽤 편리해졌다. 반면에 난 그동안의 공백으로 오히려 더 퇴보한 것 같다. 여행촉은 끝내줬는데 ㅠㅠ 그전의 감각을 되찾는데 꽤나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더 힘들고 고단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몸을 풀었으니 더 달려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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