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세계 도시들 중 어디가 제일 좋았나요?” “살고 싶은 도시는 어디였나요?”300여개 세계도시를 여행하다 보니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땐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매번 행선지를 정할 때 마다 심사숙고하는 편이고 또 그렇게 여행한 도시들 모두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었기에...

오늘 소개할 곳은 그래도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도시가 아닐까 한다. 이번 유럽대장정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도시다. 적어도 2023 유럽대장정 중에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이고, 언젠가 꼭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바로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마스트리흐트’다.

네덜란드의 가장 오래된 도시

이 도시의 이름이 내 입에 자연스레 붙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만큼 예전엔 알지도, 들어본 적도 없었던 곳이었다. 이런 곳이 어떻게 내가 가장 최고의 도시라고 꼽고 싶을 정도가 됐을까...

유럽연합의 기초가 된 ‘마스트리흐트 조약’이 체결된 이 역사적인 마스트리흐트는 네덜란드의 맨 아래쪽 벨기에와 독일사이에 꼭 끼여 있는 작은 도시다. 지리적 위치와 역사, 오래된 건축물 때문에 이곳이 벨기엔지 독일인지, 이탈리아인지... 헷갈릴 정도로 색다른 유럽의 풍경이 있다. 무엇보다 오랜 역사와 현대의 조화가 도시의 매력이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각 나라별 ‘가장 오래된 도시’를 찾아 떠난 이번 여행 테마 때문이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보고자 했던 이유로 충분했다. 암스테르담과는 꽤 먼 거리에 있기에 벨기에나 독일 여행 때 한번쯤 들려보기를 추천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마스트리흐트를 찾는 여행자들의 대부분은 바로 이 서점 ‘셀렉시즈 도미니카넌’을 보기 위해서 일거다. 1294년에 지어진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양식의 교회를 서점으로 개조해 만들었다. 영국 ‘가디언’, ‘BBC’ 등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선정됐으며, 매년 10만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는 곳이다.

700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음에도 천장의 프레스코화가 옅게 남아있어 그 세월을 가늠할 수 있다.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세상에서 아름다운 서점을 많이 만나는데, 그 중 이 서점이 규모나 역사에서 가장 최고로 꼽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외에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마스트리흐트 대학교의 아름다운 캠퍼스와 오래된 도시가 주는 포근한 분위기는 수많은 여행 도시들 가운데 최고의 도시 중 하나로 손에 꼽고 싶은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