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여행의 목적


내가 후쿠오카 근교 소도시인 나가사키로 여행을 떠나려 했던 목적, 바로 'Reverse Black'이라는 콘셉트였는데 낮에는 다크 투어리즘을 돌고 밤에는 화려한 야경을 즐기는 다소 아이러닉한 형태의 관광이었다.

군칸지마 크루즈 'Black Diamond'호



낮의 다크 투어리즘 중에서도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군함도(하시마섬) 투어는 여행 셋째 날에 이루어졌는데 섬으로 향하는 여러 승선 업체 중 '군칸지마 크루즈'를 통해 우리의 아픈 역사 이면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올 수 있었다.



군함도(하시마섬) 투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들은 후 서명을 하면 명찰을 주는데, 이걸 패용해야만 승선이 가능했다. 아쉽게도 서명서는 한국어가 없어, 영어로만 가능했다.

사진 중앙과 왼쪽에 선명히 보이는 미츠비시사(社) 로고



드디어 출발한 일본 다크 투어리즘 투어, 선내에 가이드의 설명이 제공되지만 일본어로만 나오므로 도통 알아먹을 길이 없다.

그렇지만 나가사키 항구 쪽 미츠비시 로고를 보고 감탄하는 모습을 보고 추정한 대략적인 문맥은,

'오호~ 군함도(하시마섬)가 산업의 역군이라고 자랑을 하고 있겠구만'

정도였다.

다카시마에서 10시 5분 출발이니, 10시까지는 재승선 해야한다는 내용



대신 주요 내용(집결 시간 등)은 영어로 된 안내문을 서면으로 보여주시기 때문에 일본어를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카시마 하선

다카시마

본격적으로 군함도(하시마섬)을 방문하기 전에 섬의 모형과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는 다카시마 섬에 방문하게 된다.



다카시마 섬에서도 여전히 설명은 일본어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어를 못하는 나는, 그들이 감탄하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는데

'좁은 섬에 빽빽이 서있는 고층 아파트 단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그 특징적인 섬의 모습이 군함을 닮았다 하여 군함도라고 불리게 되었고'

라는 대목은 한국어로 안내판에 기재되어 있어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 일본에겐 자랑이지. 우리에겐 아픈 역사일 뿐.



그저 깔끔하고 고급지고 선진적으로 전시되어 있던 자료들,
그래서 더욱 한국인인 나에겐 슬프게 다가왔다

드디어 도착한 군함도(하시마섬)

군함도(하시마섬)

맑고 쾌청한 날씨에 버려진 섬, 무인도로 비춰진 군함도(하시마섬)의 대비된 모습은 더욱 슬픔을 고조화시켰다.



군데 군데 낡은 흔적이 보였지만 '그들이 자랑하는' 철근 콘크리트 골조의 고층 아파트가 눈에 확 띄었다.

자그마한 부대시설들은 입도하면 자세히 보려고 전체적인 모습만 눈에 담고 있던 그 때,

파도가 높아 군함도(하시마섬)에 하선이 어렵다는 내용



날씨는 맑지만 파도가 높아, 군함도(하시마섬)에 하선이 쉽지 않다는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안전 상의 이유이니 어쩔 수 없지만, 나가사키까지 여행 온 가장 큰 이유가 눈 앞에서 소실되는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배로 섬 한 바퀴 돌아주는 것에 감사하자며 생각했다.

배에서 바라보기만 가능했던 군함도(하시마섬)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지만, 확실히 군함의 모습이 보였던 군함도(하시마섬).

근데 보다보니 마음이 아파져서 오히려 입도를 못한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잠시 잠깐 했다.



장마철이라 승선 자체를 아예 못할 수도 있었는데, 여기까지라도 올 수 있었단 것에 감사하며 나의 일본 다크 투어리즘, 나가사키 군함도 편은 여기서 마무리 되었다.

군칸지마 크루즈 'Black Diamond'호



다시 나가사키 항구로 돌아와서, 입도를 하지 못했으니 입도세 310엔은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입도 안 하는 기준으로, 군함도(하시마섬) 왕복 총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가량이었다.

후쿠오카 근교 소도시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일본 다크 투어리즘 투어,
나가사키 여행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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