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SNS 및 유튜브 알고리즘에 엄청난 화제를 끄는 곡이 하나 등장했다. 바로바로 비비가 부른 밤양갱. 이러한 이유로 밤양갱뿐만이 아닌 연양갱까지 품절이 된 상황. 밤양갱 신드롬 덕분에 양갱집 사장님들의 행복한 비명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상황이다.
2024년의 국민가요로 등극한 밤양갱
해당 노래는 2분 27초간 진행되는데, 별다른 큰 내용 없이 달디단 밤양갱이라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진행, 가만히 듣기만 해도 밤양갱이 생각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갱은 어디서 왔을까? 그 시작은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의 양갱도 비교해 보고자 한다.
양갱은 한문일까? 한글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한문이다.
게다가 양갱의 뜻은 매우 흥미롭다. 바로 우리가 자주 보는 털이 뭉실한 가축 양을 뜻하는 것이며, 갱은 국갱자를 써서 한마디로 양고기 스프라는 풀이가 된다. 그렇다면 양갱 속에는 양고기가 들어갈까? 물론 전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양고기도 안 들어가는데 왜 양갱이라고 칭했던 것일까?
14~16세기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 중국에 유학을 간 일본인 승려가 중국인들이 양고기 국을 즐겨 먹는 것을 봤는데, 자세히 보니 양고기 기름이 굳은 젤라틴 같은 성분을 먹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워낙 맛있게 먹다 보니 자신도 먹고 싶어 진 것. 하지만 육식을 행하면 안 되는 승려이기에 고민이 많았다. 귀국 후에도 여전히 양고기 국과 국물의 젤라틴이 생각난 그는 고기 대신 다른 것을 넣기로 한다. 바로 팥앙금. 결과적으로 양고기 국물을 흉내 낸 지금으로 보면 고기 같은 않은 고기인 콩고기, 대체육 같은 음식이 바로 이 양갱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어떻게 들어왔나?
1936년 3월 10일 한 일간지에 의하면 양갱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바로 족편과 묵대신에 신식음식 '쩰리'를 먹으라는 것. 그러면서 양갱과 묵과는 다른 종류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대목은 이미 일제 강점기에도 양갱은 국내에서 상당히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내에서 본격적으로 만들던 시기는 언제일까? 최초로 국내에서 제품화된 양갱은 1945년 적산자산인 나가오카 제과를 인수한 박병규 씨다. 원래 나가오카의 경리 직원이었던 그는 광복 후 생산설비를 이어받아 제과기업을 설립했다. 그리고 그 기업이 바로 해태다. 극장 내에서 팔리던 양갱을 제품화하여, 설탕과 우뭇가사리를 넣어 끓인 후 식힌 우무, 팥 등을 넣어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금도 판매되고있는 '연양갱'이다.
족편과 묵대신에 쪨리를 먹으라는 1936년 당시의 기사. 동시에 양갱도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일제 강점기에도 유행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출처 조선일보
양갱을 주력 제품으로 넣은 이유는 당시 먹을 것이 워낙 부족했고, 포만감 있는 음식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한국인이 설립한 제과회사에서 만든 최초의 간식이 양갱이었고 그래서 연양갱의 앞머리에는 원조라는 말이 적혀 있다.
한국과 일본 양갱을 직접 비교해 보니?
모로 마유미라는 일본인의 인터뷰를 확인해 봤는데 그녀는 일본의 양갱이 더 달라고 표현했다. 즉 일본의 양갱은 단맛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국 것은 본연의 맛을 잘 살린 것이라는 것이다.
원재료의 맛은 한국,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집중한 것이 일본의 양갱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직접 한일 간의 양갱을 비교시식을 해봤다. 일본 스기모토야의 양갱. 원재료를 확인해 보니 설탕, 생팥, 물엿, 가당 팥, 한천, 그리고 감미료로 소르비톨이 들어갔다.
일본 양갱과 한국의 고급 양갱의 성분표 비교. 일본 대중적인 양갱에는 대체당인 솔비톨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것은 연양갱은 물론이고 최근에 유행하는 밤양갱을 구매했다. 밤뜨래 영농조합법인의 제품 여기는 국산밤과 유기농설탕, 그리고 한천이 들어간 제품이다. 확실히 한국 것이 본연의 맛이 좋았다.
일본 것은 소르비톨의 영향인지 밍밍한 단맛이 느껴졌다. 물론 둘의 가격은 다르다. 일본 것은 1000원, 우리 것은 2000원이다. 결론은 비싼게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탓일까?
일본의 양갱도 한국의 한천이 들어간다
당연하다. 다만 흥미로운 것이 주원료인 한천을 우리나라가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 내 한천 수입국가 중 한국이 2위를 차지한다. 특히 고급 양갱에는 한국 한천이 많이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일본 양갱이나 한국 양갱 모두 한국의 한천이 들어간다는 것. 양갱 한일전에서는 결과적으로 한국 승? 이 아닌가 싶다.
이 한천을 가장 많이 만드는 곳이 바로 경북 밀양. 이곳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수출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양갱도 많이 만든다. 한국 양갱의 본산지이자 산지가 되는 것이다.
우뭇가사리를 해녀들이 채취하고, 끓이면 젤리와 같은 우무가 된다. 그것을 말리면 한천이 되는 것.
연양갱은 무슨 뜻?
연양갱의 연자는 불릴 연을 쓰고 있다. 우뭇가사리를 물에 삶으면 우무질이 나오고, 이 우무질을 1~2주 건조시키면 한천이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천에 설탕과 엿을 넣어 돌려가며 반죽하며 졸이면 양갱이 탄생을 한다. 이 과정에서 한자로 불릴 연(煉), 또는 연마할 연(練)을 써서 연양갱(練羊羹, 煉羊羹)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 많이 알려지고 있나?
인사동, 홍대, 서울역 등 양갱 전문점들이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적극 방문하고 국외로 널리 알리고 있다.
계속 확장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케이 팝(K-pop)이 아닌 케이 양갱(K-양갱)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무분별한 케이라는 표현은 이제 물려가지만 말이다.
2024년3월 KBS 1라디오 오늘아침의 [조인선의 예술로떠나는여행] '양갱'편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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